피해자만 두고 도망친 여경, 도망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인천 흉기 난동 사건 가해자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서창동 소재 빌라에서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해 화제가 됐었는데요. 흉기 난동 사건보다도 현장에 있던 경찰이 흉기를 휘두르는 범인을 보고도 피해자만 남겨둔 채 현장을 도피해 논란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도망만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구출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 15일, 논란의 사건 당시 현장에는 층간 소음 신고로 이미 경찰이 출동한 상태였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A씨(흉기 난동 가해자)를 4층에 분리 조치한 뒤 남경은 남편 B씨와 1층에서, 여경은 B씨의 아내, 딸과 3층에서 대화중인 상황이었는데 분리조치한 A씨가 흉기를 들고 다시 3층으로 내려왔고 이를 본 여경은 지원 요청을 이유로 1층으로 도망을 쳤다고 합니다. 반대로 비명소리를 들은 A씨는 오히려 1층에서 3층으로 올라갔는데 B씨는 올라가는 계단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여경과도 마주쳤다고 전했습니다.

 

인천 흉기 난동 피해자의 지인이라는 글쓴이가 커뮤니티에 작성한 글(테이저건을 뺏긴 건 사실과 다르다고 경찰 측에서 해명한 상태)

그 후 A씨는 3층에 도착해 피를 흘리고 있는 아내와 범인의 손을 잡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딸을 보고 바로 달려들어 범인을 제압했다고 하며 범인을 거의 다 제압할 때까지 남경과 여경은 빌라의 문이 닫겨 다른 주민이 문을 열어줄 때까지 지원을 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A씨와 아내, 딸 모두 큰 부상을 당했으며 아내는 중상을 입어 회복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최초 이 사건은 “경찰이 흉기를 보고도 피해자만 둔 채 도망간 사건”, “여경이 여성 피해자를 방치하고 자리를 떠난 사건”으로 화제가 됐는데 당시 상황이 계속해서 보도되자 도망은 둘째치고 왜 적극적인 피해자 구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당시 문이 닫혔다는 빌라(사진:조선일보(김지아 기자))

일단 여경이 도망친 것도 잘못이지만 피해자인 B씨와 함께 있던 남경은 왜 B씨보다 상황인지가 늦었으며, 뛰어가는 B씨를 따라가지 않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는데요. 게다가 상황을 직접 보고 심각성을 알고 있던 여경이 내려왔을 때도 왜 둘은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고 빌라 밖에서 문을 닫치게 했는지, 흉기를 들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았던 상황에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지는 못할 못할망정 이웃이 문을 열어주길 기다렸다는 사실이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경찰로서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 계속해서 보도되자 애초에 둘은 피해자들을 구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지원 요청하고 다른 사람들이 구해주길 기다렸던 게 아닌가? 하는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인데요. 몇몇 네티즌들의 “애초에 노상 시비, 층간 소음 이런 경범죄로 출동하는 경찰들은 경찰서에서 젤 능력 없는 애들인데, 중범죄 컨트롤이 되겠나”, “경찰 능력도 천차만별이라 재수 없으면 경찰 와도 도움 못 받음” 같은 주장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이 '여경혐어론'을 넘어 '경찰무용론'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경찰은 진지한 반성과 개선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