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국민들과의 소통의 창이 될 것이란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현재는 국민들 사이의 갈등과 분열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커뮤니티쯤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청와대 놀이터라고도 불리는 이곳에 그 어떤 세대, 성향, 성별 갈등을 뛰어넘는 극단적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2030 남녀 갈등을 상징하는 청원이 등장했습니다.
최초의 시작은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국민청원으로부터 시작됐는데 이는 얼마전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용진 의원이 던진 모병제와 여성 군사훈련이라는 화두에 반응한 국민청원으로 2030 남성은 여기에 호응했고 국민청원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게 됩니다.
청원의 내용은 나날이 줄어드는 출산율로 우리 군은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겪고 있으며 남성의 징집률이 9할에 육박하고 있는 만큼 여성의 징집이 적절치 못한 남성을 억지로 징집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성평등 문화를 지향하기 위해서라도 여성의 징집은 이뤄져야 한다는 글이었는데요.
이 청원이 올라오고 청원 동의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여기에 대한 반발로 ‘여성징병대신에 소년병 징집을 검토해 주십시오’라는 청원이 올라오게 됩니다. 주된 내용은 중고등학교 남학생의 경우 충분히 현역으로 복무가 가능한 정도의 신체능력을 갖고 있으며 가부장적 악습과, 유리천장, 높은 여성 대상 범죄율, 출산 강요, 저임금으로 여성의 삶은 이미 힘든 상황인데 군역의 의무마저 지우려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었는데요.
사실 두 청원 모두 현실적인 청원이라기보다는 감정적인 청원으로 특히 소년병 징집의 경우 무력 충돌에 아동이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국제사회 정서에 맞지 않을뿐더러 18세 이하의 징집은 국제법상에도 맞지 않기에 현실적으로 검토될 만한 청원은 아닌 상황입니다.
다만 이번 청원이 성평등을 이유로 행해지는 여러 부조리와 불평등에 더는 참지 않겠다는 2030 남성과 아직까지 잔존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에 끝까지 싸우겠다는 2030 여성의 갈등을 노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이 두 집단의 선택이 극단적으로 갈려 있다는 것이 수치로 드러난 만큼 간단히 넘길 일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에서도 가급적 어느 집단에 손을 들어줄 것인가보다는두 집단 사이를 어떻게 봉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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