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찐자가 여기 있네” 한마디에 전과자행

사진(뉴시스)

부하직원에게 “확찐자”라고 말한 직장 상사가 법원에서 유죄를 받았다고 합니다. 지난 3월 18일 청주시청 6급 공무원인 A씨는 10여명이 모여 있는 청주시청 비서실에서 타부서 여직원 B씨에게 “확찐자가 여기 있네”라고 말했고 이 발언에 모욕을 느낀 B씨는 A씨를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B씨는 경찰에서 “평소 친분이 없는 팀장의 외모 비하 발언과 행동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는데요.

 

 

A씨는 여기에 대해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 A씨는 “전날 헌혈하면서 간호사와 나눈 대화 중에 ‘확찐자’라는 내용이 재미있어 기억하고 있었고, 사건 당일 자리에 있던 친한 팀장에게 그 내용을 빗대 갑자기 살이 찐 나 자신을 이야기했던 것을 B씨가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여기에 경찰은 확찐자라는 표현이 당시 정황상 모욕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요. 다만 검찰을 판단은 달랐습니다. 검찰은 여러 사람 앞에서 직장 내 하급자에게 ‘살이 확 졌다’는 의미의 말을 한 것은 모욕에 해당한다며 A씨를 재판에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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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으며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 전원은 이 사건에 대해 경찰과 똑같이 ‘무죄’ 의견을 냈는데요.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또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정황과 당시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는데다, 평소 친분이 없는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이유도 없어 보인다”며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이뤄진 피고인의 언동은 살이 찐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비하하는 것으로 사회적 평가를 동반하는 만큼 모욕죄가 성립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피해자가 처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합니다.

 

불과 며칠 전 논란이 됐던 이유 없는 무고 사건(여성은 단순 자신의 기분이 나빠서 무고를 저질렀다고 얘기했다)(자료:MBN)

 

현재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의 의사를 밝혔는데요. 만약 항소심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면 A씨는 ‘확찐자’ 발언으로 전과자가 되게 생긴 것입니다.

 

여기에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는데요. “‘확찐자’ 발언이 B씨를 향했다는 객관적 증거도 없고 그렇게 모욕적인 발언으로 보이지도 않는데 전과자가 되는 건 오바 아닌가?”, “일반 상식과 전면으로 배치되는 판결을 내릴 거면 배심원은 왜 필요함?”, “잘못인지 아닌지 의견이 갈리는 사건에 사과하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유죄 때리는 법원을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등 판결에 대한 비판과 “부장님 ㅠㅠ”, “저 정도로 벌금형이면 우리 부장님도 전과자 되게 생겼네” 등 A씨를 위로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