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도너츠 위생 논란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갈등이 SPC그룹과 민노총과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초 갈등의 시발점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서 SPC그룹 물품을 운송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였습니다. 화물연대는 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현재 벌이고 있는 연쇄 파업에 참여함과 동시에 근무 시간 단축, 배송 루트 변경 등의 향후 협상에서 본인들이 유리한 입지에 올라서기 위해 파업을 시작한 것으로 특별히 SPC그룹과의 악연은 없어 보였는데요. 다만 SPC그룹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으로 SPC그룹의 발표에 의하면 추정 손해액이 4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참고) SPC그룹은 국내 최대의 전문식품기업으로 파리바게트, 파스쿠찌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파리크라상과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비알코리아 그리고 삼립, 샤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SPC삼립이 계열사로 있는 회사입니다.
이번 파업의 피해가 SPC그룹에만 있진 않았는데, 파업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조 소속 화물기사들이 비노조 소속 화물기사들의 운송을 저지하면서 육탄전이 발생했고 이 사실이 공론화되면서 노조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양측 모두 큰 피해를 입게 된 것인데요.
그런 상황에서 이번 던킨도너츠 위생불량 논란이 발생했는데, 제보 영상에는 반죽 통 위 설비에 기름때가 가득했고 반죽에도 설비에 있던 기름때로 추정되는 얼룩이 있었으며 잼이나 다른 식품에도 곰팡이로 추정되는 검은 얼룩들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영상 속 공장인 안양공장은 던킨도너츠 생산제품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곳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던킨도너츠 제품을 이곳에서 생산한다고 볼 수 있어 던킨도너츠 입장에서는 타격이 불가피했는데요.
그런데 조작 의혹으로 또다시 논란의 화살은 노조로 향하게 됩니다. 던킨도너츠는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문을 게시하면서 동시에 조작 의혹을 제기했는데 던킨도너츠를 보유한 비알코리아에서는 “공장 내 폐쇄 회로 CCTV를 확인한 결과 한 현장 직원이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며 “해당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했다”, “심지어 그 직원은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는 근무하게 되어있던 직원도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논란의 영상 제보자가 민주노총 던킨 지부장을 맡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며 민노총이 SPC그룹을 압박하기 위해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것으로 무게추가 기울었습니다.
그러자 본인을 공익제보자라고 하는 제보자도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제보자는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해왔으나 지금까지 시정되지 않았으며 새 장비가 도입된 후에도 식품 제조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설비 위에서) 기름이 계속 주기적으로 떨어져서 작업자들이 (밀가루) 반죽을 붓는 과정에서 몸이랄지 머리에 상당 부분 기름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피부병 질환을 앓고 있는 직원도 있다”면서 “그런 일을 피하기 위해 주걱으로 긁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서 근무하게 되어있던 직원도 아니었다’는 회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24시간 가동하는 설비 특성상 식사시간이랄지 휴게시간에는 누군가는 장비를 운용해야 한다. 그런데 숙련된 인원이 없어서 제가 그 시간만 임시로 대체해서 들어간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식품의약안전처(이하 식약처)도 이번 논란으로 불시 점검을 실시했는데 식약처의 발표에 따르면 “식품 이송 레일 하부의 비위생 상태가 확인되는 등 일부 식품 등의 위생취급 기준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면서 “ 또한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HACCP/해썹) 평가 결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조설비 세척소독이 미흡한 점이 적발됐으며 이번 점검에서 이물 예방 관리와 원료 보관 관리 미흡 등이 추가로 확인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리하면 위생 불량은 있었지만 영상 속 위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던킨도너츠 측에 좀 더 유리한 상황인데 애초에 갈등의 시작도 택배노조의 파업이었으며 서로 악감정이 있는 상황에서 노조 측이 조작을 계획했다는 추측이 많았습니다. 특히 아무도 없는 공장에서 그 당시 담당자도 아닌데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이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었으며, 위생상태가 걱정됐다면 청소만 하고 영상 촬영은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영상을 촬영할 거였으며 청소를 하지 않고 촬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청소도 하고 촬영도 한다는 게 무슨 얘긴지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내용이야 어떻듯 이번 논란으로 던킨도너츠는 식약처 위생점검을 받았고 그 결과 다수의 위반사항이 발견돼 기업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며 민노총 또한 화물기사 폭행 사건에 이어 이번 조작 의혹까지 더해져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화물연대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SPC그룹과 민노총 사이의 갈등으로 격화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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