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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분시사

어느새 잊혀진 구미여야 사망 사건 할머니(=엄마) 신씨의 대법원 일부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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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양 사진

지난해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세 여야가 방치되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사망 여아의 엄마로 알려졌던 김씨(23)는 재혼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임신한 자녀의 출산이 다가오자 보람 양(숨진 여아)을 빌라에 홀로 남겨두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요. 사실상 보람 양이 죽을 것을 알고 방치한 것이라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후에 밝혀진 보람 양의 친모가 사실은 김씨가 아닌 김씨의 엄마인 석씨(49)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DNA 검사 결과 보람 양은 김씨의 엄마 석씨의 딸이었고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한 김씨와 석씨의 아이가 바뀐 것이었는데요. 석씨는 뻔뻔하게도 DNA 검사 결과를 보고도 끝까지 자신은 아이를 낳은 적이 없으며, 보람이는 딸 김씨의 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보람양의 친부와 사라진 김씨(보람 양의 언니)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제보를 받던 "그것이 알고싶다"팀

 

이에 검찰은 김씨에게는 살인죄를 석씨에게는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기소를 했고 1심, 2심에서 김씨는 20년형을 석씨는 8년형을 선고받습니다. 김씨는 여기에 항소를 포기하여 형이 확정됐지만 끝까지 보람양을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주장한 석씨는 대법원까지 갔고 최근 대법원에서는 "보람양이 석씨 친딸은 맞지만 유아 바꿔치기를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는데요.

 

1, 2심은 DNA 감정 결과, 바꿔치기가 의심되는 기간에 아기 발목에 있던 인식표가 훼손된 점, 그 시기 아기 몸무게가 줄어든 점, 산부인과 구조상 외부인이 드나들기 쉬웠던 점 등의 정황 증거들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목격자 진술이나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유전자 감정 결과만으로 쟁점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미성년자 약취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석씨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 정황, 수단과 방법, 피해자 상태 등에 대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래픽=조선비즈 디자인팀(김씨 딸의 행방과 아이가 어떻게 바뀌게 된 것이지를 알기 위해 석씨의 남편과 석씨의 내연남으로 추정되는 남자들의 DNA를 대조해 봤지만 모두 보람 양의 친부는 아니었다. 김씨 딸은 출생신고가 되어 있었으며 현재 행방불명 상태고 보람 양은 출생신고 없이 김씨 딸의 호적으로 살고 있었다.)

여기에 네티즌들은 "그렇다면 누가 아이를 바꾼 것이며, 바뀐 김씨의 아이는 어디에 있는가?", "대법원은 출산을 하지 않았다는 석씨의 말이 거짓이라고 인정은 하면서 석씨가 보람양을 김씨의 딸과 바꿔치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게 말이 되나?"는 입장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만 몇몇은 "어쨌든 직접증거가 없다면 아무리 정황이 그렇다 한들 처벌하지 않는게 맞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혀지게 되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안타까움의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결국 경찰은 수사에서 사라진 김씨 딸의 행방을 찾지 못했으며,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한 의도와 방법을 입증하지 못했는데요. 다음 재판까지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석씨의 미성년자 약취 혐의는 사라질 것이며, 자연스레 형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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